본문 바로가기

관심사/경제

[박정태 칼럼]조삼모사와 합목적적 투자자


http://news.mt.co.kr/mtview.php?no=2013091214205229375&vgb=column&code=column220


"매달 15달러씩을 우량주에 투자해 배당금까지 전부 재투자한다면 20년 뒤에는 적어도 8만 달러의 재산을 갖게 될 것이고, 여기서 나오는 소득이 월 400달러 가까이 될 겁니다. 이 청년은 아마도 큰 부자가 되겠지요. 모두가 마음만 먹으면 이 청년처럼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단언합니다. 누구든 부자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구든 반드시 부자가 돼야 한다고 말입니다."

물론 이 청년처럼 재산을 불려나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매달 15달러씩 투자해 20년만에 8만 달러를 만들려면 연평균 수익률이 25% 이상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알다시피 라스콥이 인터뷰를 한 지 두 달 만에 미국 주식시장은 폭락을 시작해 다우존스 지수가 3년만에 90% 가까이 떨어졌다. 대공황이 휩쓴 1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고 국민소득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누구도 감히 주식에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복리의 마술은 아주 오랫동안 작동하지 못했다.

우리는 늘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가능성에만 매달려서는 살 수 없다. 지금 가진 것, 그것을 마음껏 누리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돈이란 삶의 즐거움과 진실을 얻기 위한 수단이다.


============


'불편한 경제학'을 다시 읽다가 이 칼럼을 보니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공감이 된다.


1. 돈이 사람보다 중요해지는 시대. 기독교 용어로 표현하자면 '맘몬(우상)이 지배하는 시대'라고 한다. 나는 지금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2. 그래서 돈보다 중요한 무엇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란 사랑, 즉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신에 대한 사랑, 가난한 자들에 대한 사랑이다. 


3. 지옥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보다 돈을 더 높은 위치에 두는 곳이다. 


4. 물론 돈이 없다면 사랑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 돈의 힘을 무시한다면 그것은 오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은 어디까지나 사랑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 천국에도 돈(과 비슷한 무엇)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천국이 돈을 위해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한 순간에 지옥으로 변할 것이므로.


5. 누구든 반드시 부자가 될 수 있는 세상... 안타깝지만 그런 세상은, 지금까지의 인류라면, 역사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신문기사에서처럼,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인터뷰를 본다면 '네 재산을 나에게 주어라'라고 읽는 것이 나을 것이다. 


6. 누군가가 부자가 되어야 한다면,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부자가 되는 세상이 된다면 좋겠다. 그런데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면 오히려 스스로 가난해지려고 할 것이다.


7. 현재에 대한 충실함이 전제되지 않은 미래는 거짓이다. 혹은 사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