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인하대학교(2)
bocki
2015. 10. 24. 23:28
17년전 입학할 당시, 이곳에서 학생증을 발급받고, 은행계좌를 만들고, 교재를 구입하던 기억이 난다.
지금같으면 마음편한게 입학절차를 밟았을텐데, 모든게 새로웠던 그때는 하나하나의 과정이 긴장되기만 했었다.
아마도 그당시의 내 마음은, C.G.Jung이 말한 '입문 의례'를 겪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동물들과 음료수
'아빠, 이건 내 커피야'
'나 커피 마시는 거야'
진유는 호수를 보고 있고
부영이는 노을을 보고 있고
진하는 남은 음료수를 보고 있다.
지나고 보니 20대의 대학생활은, 전공외에도 수많은 것들을 배운 것 같다.
아니, 배웠다기보다는 지금의 내가 그 때 만들어진 것 같다.
만약 그당시의 내가 다른 학교 다른 전공을 했더라면,
혹은 대학을 가지 않고 다른 길을 갔더라면,
기독교동아리 외에 다른 문화생활을 접했더라면,
의과대학에서 시험에 치이며 대학생활을 보내는 대신에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에 충실했더라면,
혹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수련의과정을 바로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와는 전혀 다른 내가 되어있을 것이다.
결국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경험한 역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