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6-7개를 써보았는데, 이제야 좋은 카메라를 고르는 요령을 깨달았다.
가장 좋은 카메라는, 아이 사진을 자주 찍을 수 있는 카메라이다. 성능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쓰다가 성능이 답답해 화가 날 정도만 아니라면 말이다. 카메라의 기기적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아이의 사진을 자주 찍을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카메라이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사진동호회의 많은 사람들은, 카메라의 화소수, AF속도, 센서 크기, 편의 기능 등등을 따지며 마치 최신기기를 가지고 있어야 좋은 사진을 찍는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사실 이들의 이야기는 절반만 맞다. 나머지 절반은 "나 이만큼 고급 카메라 쓴다"는 자랑이기 때문이다. 자랑은 아니더라도 마치 고급기종이 있어야 불안감을 덜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최신, 고급 카메라가 필요하다'는 글을 자주 접하다보면 '그런가?'하고 자신의 실력과 필요성에 비해 고급카메라를 가져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사실 3-4개월마다 나오는(특히 소니같은 회사의) 새 카메라를 써야 사진이 잘 찍힐까? 불과 3-4개월마다 이루어지는 카메라 기술의 진보가 얼마나 파격적일 수 있을까. 설령 기술의 진보가 파격적이라 하더라도, 프로작가들을 위한 기술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아이들 사진 담기에 부족함이 없다면 그것으로 좋은 카메라이다. 찍은지 수년이 지난 아이의 사진을 보며 그당시를 추억하며 행복했던 시간을 떠오르게 한다면 그것이 좋은 사진이지, 그당시의 화질이 선명해야, 화소수가 많아야 좋은 사진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 이유이다. 기술의 진보보다 소중한 것은 아이들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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