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후감

2016년 올해의 책

1.  융의 심리학과 기독교 영성,  에르나 반 드 빙겔 지음,  김성민 옮김,  한국심리치료연구소


기독교에서 자유로움을 느끼지 못했던 미운오리새끼 같은 내가, 그리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 책.  고맙고 참 고마웠다.

기독교에 있던 상징적 요소를 제거하면서 이성으로 대치해버린 개신교는, 상징이 가진 에너지도 같이 제거해버렸기에 힘이 약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현대인 중에는 개신교 교리로부터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것을 (적어도 한국 개신교에서는)  개인의 믿음없음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많으나,  사실은 풍부한 상징의 에너지를 버리고 글자(성경)로 대치해버리는 과정에서

개신교가 구조적 결함을 갖게 되었던 것이며,  그럼에도 교회는 그것을 개인의 믿음없음 때문이라고 개인의 문제로 돌려버렸다. 

아마도 개신교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개신교가 가진 종교로서의 구조적 결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나를 오랫동안 괴롭혀왔던 개신교의 교리를,  비교적 적당한 거리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독립하게 된것 같다. 그 덕분에 많이 자유로워졌다.


'예수 안믿으면 지옥간다'라는 협박을 복음이라고 포장해서 외치는, 아이러니한 기독교 문화(?)로부터는 탈피하면서,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예수의 메시지는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역설의 세계로 접어들게 한 책.


2.  융심리학과 성서적 상담,  박종수 지음,  학지사


성경을 상징으로 읽어주는 책.

상징이란 본래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 속에 담겨있는 무궁한 깊은 의미를 말한다.


나도 한동안,  내가 믿음이 좋아서 하나님을 증명해야 하나님이 존재하는 것인듯이,  혹은 내가 믿음이 없어서 하나님을 믿지 못하면 하나님의 존재가 없어지는 것인듯이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내가 수려한 언어로 증명한다고 해서  없던 신이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신이 없다고 증명해낸다고 해서 있던 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신은 초월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기존 기독교(복음주의,  보수주의,  근본주의)의 책을 읽으면 마치 느껴지지 않는 신을 어떻게 해서든 내 노력으로 느껴보려는 시도으로 읽혀졌는데,

박종수교수의 책을 비롯한,  융심리학과 신학을 같이 공부한 사람들의 책은 이미 주위에  오래전부터 있던 신을 비로소 다시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


이 두권의 책으로 상징되는 2016년을 지내면서,  나는 비로소 자유에 더 가까워졌다.

내년에는 책의 세상,  지식의 세상으로부터 탈피해서,  생각의 세계 상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을 살게 되면 좋겠다.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화도 (2) - 눈사람  (0) 2017.02.03
강화도 여행(1) 박물관  (0) 2017.02.03
강화도 선두리  (0) 2017.02.03
깊은 강, 엔도 슈사쿠, 민음사  (0) 2017.01.30
[초음파관련 웹사이트]  (0) 2017.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