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중앙일보] [마음산책] 나는 못해요 혜민 스님 마음치유학교 교장얼마 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이규경 시인의 ‘용기’라는 글이 소개됐다. 그 시를 읽고 있자니 왠지 모를 감동과 예전 추억 하나가 떠올랐다. 시는 용기라는 제목에 걸맞게 “넌 충분히 할 수 있어”로 시작한다.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용기를 내야 해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내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못해요 이 시는 허를 찌르는 반전이 있다. 당연히 “열심히 노력해서, 용기를 내어서 기필코 제가 해내겠습니다”고 이 시대 미덕과도 같은 말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나는 못해요”라는 진솔한 고백으로 끝이 난다. 이 시를 통해 시인은 독자들에게 묻는 듯했다. 피나는 노력을 해서 기필코 해내는 것만이 용기가 아니고, 자기는 못한다고.. 더보기 이전 1 ··· 83 84 85 86 87 88 89 ··· 9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