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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경제학 & 사회과학

[책] 부의 역사, 권홍우, 인물과사상사

부의 역사, 권홍우, 인물과사상사

김동호 목사님이 신학생시절에 전공 공부만 해도 벅찰 때에, 일부러 시간을 내어 철학사 책을 한권 읽은 얘기를 가끔 하신다. 그 책을 정독한 후에 철학에 대해 균형잡힌 시야를 가지게 되셨다는 이야기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의 나이는, 한국나이로는 31세, 두 달 지나면 32세가 되지만, '만'으로 나의 나이는 29년 11개월, 다음달에 내가 태어난지 30년이 된다. 본격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완연한' 30대가 된다는 뜻이다. 경제활동의 목적에 대한 근거를 찾던 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김동호 목사님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난주에 읽은 '부의 역사'라는 책이 부에 대해 균형잡힌 시야를 갖게 했기 때문이다.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간다는 말의 뜻과, 돈이 있기 때문에 죄를 짓게 되는 사람의 특성, 돈을 향한 사람의 탐욕을 역사적으로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이를테면, 마치 로또에 당첨된 사람이 흥청망청 쓰다가 파산하는 것처럼 신대륙의 황금을 힘들지 않고 얻은 에스파냐가 얼마가지 않아 몰락하게 되는 이야기나, 튤립을 처음 본 네덜란드 사람들이 튤립의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하다가 지나쳐서 투기가 되어 튤립 한뿌리에 요즘가치로 수십억원까지 가격이 치솟다가 하루만에 폭싹 내려앉아 대부분이 망한 이야기, 혹은 주식으로 엄청난 손해를 봤다가 책(톰소여의 모험)을 써서 겨우 회복했다는 마크 트웨인의 이야기들이 그것이다.

 

부를 추구하면서 생기게 되는 약자들의 피해도 언급하였다. 그리고 그 피해의 많은 경우는 노예 내지는 죽음이었다. 이를테면, 신대륙에서 원주민을 노예로 잡아 유럽으로 이동하는 배에서 전염병이 돌자, 살아있는 사람을 대서양에 집어 던져 수장시킨 이야기, 피사로를 비롯한 소수의 스페인 군대가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이야기, 카네기와 록펠러같은 사람들이 사회에 재산을 기부하기 전에 그들의 회사에서 사고로 수십명이 죽은 이야기 같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가진 기독교 경제관이 더 뚜렷해진 느낌이다. 수입의 십일조 뿐 아니라, 나머지도 하나님에게 위임을 받아 내가 사용하는 돈이라는 생각이 더 뚜렷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