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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내 생각

로마인이야기 6권을 읽다가

아우구스투스와 순례자

작성자 김복기 작성일 2007.01.03 01:56

순례자의 노래  -소망의 바다-

 

저 멀리 뵈는 나의 시온성, 오 거룩한 곳 아버지 집

내 사모하는 집에 가고자 한 밤을 새웠네

저 망망한 바다 위에 이 몸이 상할 지라도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 주 복음 전하리

 

아득한 나의 갈길 다 가고 저 동산에서 편히 쉴 때

내 고생하는 모든 일들을 주께서 아시리

빈들이나 사막에서 이 몸이 곤할 지라도

오 내주 예수 날 사랑하사 날 지켜 주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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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6권'팍스 로마나 편'에 보면,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자기의 피가 섞인 아들을 후계자로 삼으려는 장면이 나온다. 

 

의붓아들인 장남'티베리우스'와, 자기의 피가 섞인 차남 '드루수스' 중에,드루수스를 후계자로 삼으려 하지만, 드루수스는 전쟁터에서 스물아홉의 나이로 병사하고 만다.  그 상황에서 의붓아들이지만 장남인 티베리우스에게 황제자리를 물려줄만 하건만, 아우구스투스는 후계자로 어린 손자인 '가이우스 카이사르'와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지정한다.  재능이 뛰어난 티베리우스는 정치에 환멸을 느꼈는지 맡고 있던 로마군 총사련관 직을 포기하고 로도스섬에 은거하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황태자로 내정되어 있던 아우구스투스의 두 손자는 모두 이십대 초반에 병사하고 만다.  이미 환갑을 넘긴 나이의 아우구스투스는 그제서야 재능이 있지만 피는 섞이지 않은 아들 티베리우스를 황태자로 지정한다. 차남과 두 손자가 죽은 다음에 남아있는 사람중에 적당한 나이의 가까운 인척으로 티베리우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마의 2대황제 '티베리우스'에 오르게 된다. 손자뻘 되는 더 가까운 인척이 있었지만 그때 너무 어렸기 때문에 '티베리우스'를 2대 황제로 지명했으며, 대신 그 손자를 3대 황제로 지명하고야 만다.

 

시오노 나나미 여사는 이 장면에서, 능력위주로 사람을 등용한 '줄리어스 시저(카이사르)'와, 혈연관계에 집착하여 사람을 등용한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를 비교한다.

 

나는 당시의 초강대국 로마의 대권을 쥐고 있는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혈연에 집착한 것은 그리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혈연을 중시하는 것은 그럴수 있다고 쳐도(왕권을 세습하는 경우는 많으니까), 후계자로 지정한 차남 '드루수스'가 29의 나이로 병사하고, 다음으로 지정한 손자 두명도 22,23의 나이로 차례로 병사하는 장면에서 아우구스투스가 느꼈을 좌절감과 인생무상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후계자 외에 거의 모든 것을 얻었던 로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에게도 인생은 허무였을 것이다.

 

내가 지금 좇고 있는 가치를 되돌아본다.

병원에서 힘들게 수련을 받아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은 얻을만한 가치라고 생각되지만, 그 외에 좋은 직장을 가지고 많은 월급을 받는 것. 다행히 남들보다 빠른 시기에 내 집을 마련하게 되는 것. 자식이 건강해서 좋은 직장을 얻는 것. 오늘이 어제보다 조금 편해지는 것...   이러한 가치를 좇는다면 아우구스투스가 느꼈을 인생무상보다는 덜 허무해질까.  이러한 가치들은 목표라기보다는 더 큰 목표를 위한 수단이 될 때에 조금이라도 덜 허무해질 것이다.

 

요즘 나는 '소망의 바다'라는 CCM가수가 부르는 '순례자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 마치 내가 이 세상에서 덜 중요한 것들에 집착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와 그 분의 사랑을 좇아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아직 내 삶은 그러지 못하지만, 언젠가 이땅에서 '순례'하고 있을 나를 그려보면서. 그러던 중에 홀연히 하나님 앞에 서게 될 때에, 먼길을 지나 보고싶던 님을 만나는 것처럼 반가이 하나님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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