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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문학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박병덕 역, 민음사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민음사

 

 

얼마전 꿈에 나왔던 ‘Hesse 빨간 가방’. Hesse에 대해서는 헤르만 헤세 외의 어떤 연상도 떠오르지 않았다. 헤세가 데미안의 작가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최근에 정여울  책에서 ‘싯타르타 소개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Hesse 빨간 가방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서 헤르만 헤세의  중에 잘 알려진 3,  데미안, 싯다르타, 수레바퀴 밑에서를 주문했다. 그리고 가장 마음이 끌리는  ‘싯다르타 이번 일본여행에 가져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45일간의 일본 북해도 여행중에  읽었다.

 

 

 

주인공 싯다르타는 번뇌로부터의 해탈을 찾아 집을 나선다. 처음엔 사문(沙) 따르더니 고타마(부처) 소문을 듣고는 고타마를 찾아간다. 고타마를 만나더니 '깨달음이 가르침을 통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p.55)' 괴로움에, 고타마를 떠난다. 그후에 여인 카말라, 어린애 같은 사람들, 뱃사공 바주데바 등을 만나며 다양한 삶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을 스승으로 삼는다.

 

싯다르타는 해탈-기독교 용어로 진리라고   있는- 찾아 다니다가 강을 통해서, 뱃사공 바주데바를 통해서 해탈에 가까워진다. 그가 깨달은 것은 그가 어릴 때부터  사상이 아니었다. 그는 생각과 통찰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충동과 욕망에 의해 좌우되는 사람들을 이해하였고, 자신이 잘하는 것인 사색과 지식이 높은 평가를 받을만  것인지 의심을 품게도 되었다.(p.190)

 

소설 끝에서는 오래된 친구이자 늙은 고빈다와 재회한다. 고빈다는 그때까지도 고타마(부처) 찾으며 해탈을 추구하고 있지만, 정작 그의 마음에는 그가 바라 마지 않는 평화는 아직 찾아오지 않은 듯 하. 싯다르타는 어릴 때부터의 친구인 고빈다에게 자신의 깨달음을 언어로 전달해보려 하지만여전히 고타마의 규례를 금과옥조로 여기며 그 안에서 보호받고자 하는 고빈다로서는 이해할  없었다.

 

싯다르타의 말처럼, 말이라는 것은 신비로운 참뜻을 훼손해버리는 것이라서(p.211), 사진을   침묵으로 많은 음성을 들을 수 있듯이, 그림을 볼 때 저절로 올라오는 환상을 느끼게 되듯이, 눈을 감은 후에야 음악을 온전히 들을  있듯이, 소설 싯다르타를 예술 그대로 느껴보고 싶다. 지금 적는 나의 문장들은, 훗날 지금의 감동을 다시 기억할 이정표로 남기를 바랄 뿐이다.

 

그것들을 굳이  개의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싯다르타가 번뇌로부터의 해탈을 꿈꾸며 사문과 고타마를 찾아갔으나 가르침으로 전달되지 않는 깨달음에 대해 괴로워했던 것과, 고빈다가 싯다르타의 설명을 듣지만 당최 이해하지 못하는 혼란에 나는 깊은 공감을 느꼈다. 세상을 지식으로 설명하려는 태도와 속세의 사람들을 은근히 경멸하면서도 그것들을 괴로워하는 싯다르타의 태도에서도 공감이 느껴졌다직업, 기독교, , 교양, 지식, 뇌과학, 심리학을 통해 해탈을 이루고 싶은 나의 태도는, 구도의 도구가 다를 뿐 지나칠 정도의 구도의 길을 걷고 있는 (p.202) 고빈다와 닮았기에 씁쓸하기도 하고 여전히 혼란스럽기도 하다. 무엇보다  작품이 내게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이유는, 내가 겪었던 혼란과 괴로움을 잔잔하게 그러나 가볍지 않게 그려내 때문이다. 고빈다가 고타마를 열심히 따르듯이 나는 융의 생애를 따르고 있다. 과거에는 기독교를 따랐고, 한 때는 과학을 따랐다. 나는 싯다르타처럼 될까 고빈다처럼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