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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영화

Forrest Gump, 1994

1. 이 영화는 어릴때 한번 본 듯하다. 1994년작이니 아마도 내가 중학생때 혹은 고등학생때 였을 듯 하다. 무작정 달리기를 하는, 약간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다.

 

2. 영화를 보는 내내 민담 <범을 잡은 바보>가 떠올랐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재능을 가지지 못한 바보 아이가, 담담하면서도 약간 유쾌한 태도로, 남들은 두려워하고 피하려는 일을 하다가, 놀라운 성취를 얻게 되는 이야기이다. 정작 놀라운 성취에도 본인은 담담하다.

 

3. 모두가 두려워할 때 두려워하지 않고, 모두가 비웃을 때 그렇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포레스트 검프는 그림동화 <소름을 찾아나선 소년>에 나오는 소년을 닮았다.

 

4. 심리학적으로 보자면 아마도, 의식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열등한 기능이 점차 발달하게 되며 자아의 인식이 넒어지고, 전체 정신을 이루어 나간다는 이야기로도 볼수 있을 듯 하다.

 

5. 평생 우연한 만남이 필연적으로 반복되는 제니. 포레스트 검프에게는 세상에서 삶을 지속하게 하는 의미와 희망을 상징하는 듯 하다.

 

6. 댄 중위. 자신만만한 군인장교의 모습으로 시작해서, 전쟁터에서 다리를 잃고 차라리 죽기를 바라는 좌절을 겪었다가, 다시 삶을 받아들이게 되는 이미지. 영화속에서 일이 잘 풀리는 포레스트 검프와 대조되는,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시작해서 절망과 실패만 반복되어 삶을 저주하기까지에 이르는 캐릭터. 아마도 포레스트 검프와 댄 중위는, 영화속에서처럼, 본래가 하나지만 둘로 구분되어 보이는, 짝인 듯하다.

 

7. 영화내내 잔잔한 나레이션으로 진행되는 분위기. 치고 받고 싸우고 소리지르는 영화보다는, 마음이 차분해지며 삶을 조망하는 느낌을 받는 듯 해서 이런 영화가 좋다.

 

8. 이런 영화, 이런 이야기는 주기적으로 다시 보면서 삶을 전체적으로 보고 살아갈 힘을 얻게 해주는 것 같다. 옛날 이야기, 신화, 종교의 여러 이야기가 그러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