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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종교 & 철학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F.A.Schaffer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F.A.Schaffer

프란시스 쉐퍼 전집 5권, 기독교 서구관에 들어있는 책이다.

중세철학, 근대철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던 내가 찾는 책이었다.

 

내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지금 내가 향유하는 (좋던 나쁘던) 많은 문화들이 하루 아침에 생긴 것이 아닐 것이고, 그 문화들이 생기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번뜩이는(!) 생각들이 축적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번뜩이는 생각들을 한 이들(ex. 칸트, 헤겔, 샤르트르 등)을 사람들이 철학자라 부르고 있고 철학자들은 뛰어난 사람들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들이 한 많은 뛰어난 생각들이 모두 옳았는가?  

이는 별개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철학의 영향을 받은 지금의 사회에 옳지 못한 많은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것과 옳은 것은 구분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시대를 이끌어온 철학 중에 어떤 철학들은 옳았으나, 어떤 철학들은 결국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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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퍼는,

로마, 중세, 르네상스, 종교개혁, 계몽문동, 현대과학, 현대의 철학 신학 문화 등을 순차적으로 다루면서, 시대를 이끌었던 철학의 의미에 대해 조명한다.

 

다른 표현으로 하면,

르네상스 이후 출현하는 인본주의, 헤겔의 변증법을 통해 사람들이 '절대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것이 사람들에게는 비극이 되는 역사다.

 

그 후 현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가지 형편없는 가치들을 채택하였다: 개인의 평안(personal peace)과 풍요(afflu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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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졸업한 인하대학교에는

도서관 옆에 그리 크지 않은 숲이 하나 있다. 그 숲의 이름은 '하이데거의 숲'이다.

사람들은 그 숲에서 대학 캠퍼스의 낭만을 즐긴다.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벤치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한다. 나도 짧으나마 거기서 낭만을 즐겼다.

그런데 하이데거가 누구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잠간 이름만 들어본 정도이며 구체적으로 하이데거가 어떤 철학을 가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는 뛰어난 철학자임에는 틀림없었으나 그가 주장한 철학(실존주의)은 옳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잘 모르는' 하이데거 라는 이름이 사람들에게는 '있어보이는' 효과를 보인다. 내가 '하이데거의 숲'에서 무슨 일을 하면 그것은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 언어의 장난이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많은 철학을 깊이 알 수는 없다.

깊이 알려면 철학과에 입학해서 평생 철학공부만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이끌어온 철학들에 대해서 간략히나마 흐름을 알게 된다면, 나같은 일반인에게 그것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마치 나는 소아과 의사라서 의학에 대해서, 특히 어린 아이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지만,

엄마들은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육아지식, 어떨 때 병원에 오면 되는지 정도만 알면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엄마들은 많이 아는 책인데, 한 소아과 의사(하정훈 선생님)가 쓴 '삐뽀삐뽀 119 소아과'라는 책이 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육아와 소아질환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쓴 책이다.

 

나는 쉐퍼의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철학의 '삐뽀삐뽀 119 소아과'라고 생각한다.

 

서양문화에 대한 언급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기독교문화관, 로마인이야기를 먼저 읽은 것은 이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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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두 가지 영화를 추천한다.

1.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 1997

2. '피아니스트(the pianist)' 2002

 

둘다 2차세계대전의 독일 나치즘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다.

'감동'을 느끼는 것은 좋으나,

내 생각에 '감동'은 이 두편의 영화에서 얻어야 하는 최소한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