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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종교 & 철학

자유와 존엄성의 회복, F.A.Schaeffer,크리스챤 다이제스트

자유와 존엄성의 회복, F.A.Schaeffer,크리스챤 다이제스트

Back to the Freedom and Dignity

 

프랜시스 쉐퍼 전집 중 '기독교문화관'에 쉐퍼 3부작에 이어 있는 책이다. 약 30페이지의 짧은 책이다.

쉐퍼 3부작(존재하시는 하나님, 이성으로부터의 도피, 존재하시며 말씀하시는 하나님)은 내가 평가를 내릴 만한 책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자유와 존엄성의 회복'은 내가 평가해도 될만한 -쉽거나 가벼운- 책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나는 소아과의사이고, 세포유전학을 공부했기에 그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서, 쉐퍼 3부작 보다는 조금 이해하기가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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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존엄성의 회복'에서는 근대의 여러 생명과학자와 심리학자를 다루는데, 주로 Crick과 Skinner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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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낸 Francis Crick에 대한 본문이다.

 

"그러므로 철학적으로 프란시스 크릭은 환원주의자(reductionist)-즉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복합적인 인격적 존재로부터 전자-화학적 기계로 환원시키는 사람-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관념은 인간을 무의미한 존재로 만들 뿐 아니라 인간이 무책임하게 조작될 수 있고, 또 조작되어야 한다는 이념을 낳고 만다"

                                                                   -p.395

 

DNA라는 것이 참 신기한 것이어서, 마치 사람을 국가에 비유한다면(공간 개념의 국가), DNA는 건물을 이루는 벽돌 정도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공간적으로의) 국가는, 수많은 벽돌이 모여 건물을 이루고, 그 건물이 모여 도시를 이루고, 도시가 모여 국가를 이룬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생물학적인 개념으로 바꾸어 말하면

'사람은, 수많은 DNA(벽돌)로 인해 단백질(건물)을 이루고, 단백질이 모여 세포(도시)를 이루고, 수많은 세포가 모여 사람의 몸을 이룬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조금 다르지만 깊이들어가면 복잡해지니 이정도로 표현해두자----

 

국가를 보고 벽돌 수준을 생각했다는 것은-세계지도속에 있는, 혹은 구글어스에서 위성사진으로 보이는 한국을 보고, 그 한국속에 있는 도시의 건물의 벽돌을 본다는 것처럼- 참 대단한 발견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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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것은 발견한 Francis Crick 박사는, 사람을 인격, 존엄성과 관계없이 벽돌수준(물질)으로만 생각하게 되는 오류를 낳는다.

사람 몸에 DNA가 있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사람이 DNA라는 물질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Crick박사의 개인적인, 철학적 판단이다.

Crick의 이런 접근은, 시험관 아기, 유전체 조작 과 같은 사람의 몸을 조절하고자 하는 접근방식을 낳았다.

 

이것은 마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같다.

즉 상대성이론에서 핵융합/핵분열 이론이 탄생했고, 그 결과 원자력발전으로 사람에게 유익한 에너지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핵폭탄의 위험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아인슈타인이 핵폭탄까지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이것이 Crick과 다른점일 거라 생각한다).

 

황우석 박사 사태이후 국내에서는 잠잠해지기는 했지만,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많은 논란도, Crick의 DNA발견과 이에 대한 철학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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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ck박사는 참 위대하다고 할만한 발견을 했지만, 그가 가진 철학은 안타까울 뿐이다. DNA의 공동발견자인 James.D.Watson박사는 Crick과 다른 철학을 가지고 유전체연구의 위험성을 경고했다는 점에서 Crick의 철학은 더욱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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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구글어스 혹은 세계지도를 통해 본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 그 속에 보니 수많은 도시와 수많은 건물이 있고, 그 건물안에 들어가보니 수많은 벽돌이 있구나... 라는 발견을 했다면,

 

(조금 더 생각하면, 벽돌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모래가 있을 것인데... 얼마의 시간이 흐르면 제2의 Watson과Crick이 모래까지도 발견하겠지)

 

그 벽돌과 건물은 누가 만들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까?

오랜시간에 걸쳐서 저절로 만들어졌겠지...라고 생각을 했던 것일까.

 

나는 학생때 DNA에 관해 배우면서, 이렇게 세밀하고 복잡한 것은, 누군가가 만들었음이 틀림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과연 서울에 있는 63빌딩, 타워팰리스, 남산타워,경복궁, 상암월드컵경기장은,   수십만년 이상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자연적으로(저절로) 만들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