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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내 생각

한여름밤의 꿈

한 여름 밤의 꿈

작성자
김복기
작성일
2004.07.24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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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다. ER day 인턴에게는 가장 약한 시간이지만,
간만에 깨어있는 이 시간이 아까워 몇자 남긴다.

소아과 회식에 다녀왔다.
뭐 아직 덜 익숙해져서 그런지
뻘쭘하게 술 안마시면서 술자리에 있는게 사실 편한 일은 아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과장님도 뵙고,
내년부터 같이 일하고 배울 선생님들과 함께 있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회식에 갔다.

어젠가, 동현이 형 홈피에 '소아과를 하면 2~3년 후회할 것 같고 소아과를 안하면 평생 후회할 것같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소아과 샘들이 내가 그런 댓글을 달았다는 것을 다들 알고 계셨고 무척 대견스러워하셨다. 민망할 정도로..
날 그리 탐탁지 않게 여기시던 chief샘까지도...-.-;

소아과 의사.

어쩌면, 나의 사회적 역할이자 신분인 의사라는 단어 앞에 가장 붙이고 싶은 단어인 것 같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내가 전공하는 과목이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내과의사가 되든, 정형외과의사가 되든, 병리과 의사가 되든.
내가 그 일을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다면,
또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사람들이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해 질 수 있다면.

혹은 의사가 아니더라도.

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으로
소아과 의사의 길을 택한 것일 뿐이다.

한가지 선택을 내렸으면 뒤를 돌아보지 말자.
설령 그 길이 힘들고 후회가 많더라도.
불평하고 후회하는 사람에게
어느 길이라고 후회없는 길이 있을까.
다만 조금이라도 즐기면서 일하기를 바랄뿐.

......

응급실 근무도 일주일 남았다.
4월달에는 너무 힘들어서 잡생각을 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여유로워,
그 여유로운 만큼 잡생각뿐이다.

내가 꾸고 싶은대로 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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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규 : 복기야 소아과해라 (2004.07.24 07:54) 댓글버튼 삭제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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