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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교육 & 육아

[책] 자아놀이공원, 이남석

1. 인간발달

 

자녀교육의 첫 단계가, 부모가 자기 자신을 아는 것, 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고 읽은 첫 번째 책. 성균관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저자가, 인간 발달에 대한 여러 이론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16살 소년의 눈으로 쉽게 풀어 쓴 책이다.

 

프로이트, 스키너, 칼 융, 에릭슨 등 인간발달과 심리학에 관한 저명한 학자의 이론을, 16세 소년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다. 작가...천재다.

 

2. 매슬로의 욕구 피라미드

 

아마도 1999년 '심리학의 이해'강의에서 들었겠지만, 처음 본 것 같은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매슬로의 욕구 피라미드인데, 인간의 욕구를 7단계로 나누고, 제일 기본적인 욕구가 해결되어야 다음 수준의 욕구에 올라온다는 것이며, 가장 높은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라고 주장한다.

 

1) 생리적 욕구

2) 안전과 안정의 욕구

3) 소속과 애정의 욕구

4) 존경의 욕구

5) 인지적 욕구

6) 심미적 욕구

7) 자아실현의 욕구

 

이 이론에 대해서 비판도 있겠지만, 합리적인 이론으로 보인다. 다만, 이 이론과 종교(기독교)는 어떻게 관련이 될 지 궁금하다. 자아실현이 최종 단계의 욕구이지만, 자아 실현을 이루었을 경우에 사람은 더 이상의 욕구가 없을까...가 궁금한 것이다. 나는,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이 있다. 그 공간은 오직 하나님으로만 채울 수 있다'는 파스칼의 말처럼, 사람의 마음에는 하나님으로만 채워지는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원하는 모든 것이 다 있다'는 말은 그 '모든 것'안에 하나님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 때 그야말로 무서운 말이 되어 버립니다,고 말한 C.S.Lewis의 말처럼, 자아실현만을 바라고 사는 사람에게 자아실현이 된 후에 더 큰 좌절감을 누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스러운 생각도 든다.

 

내 시각으로 보자면, 저 7가지 욕구는 '욕구'인 동시에,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선물'이기도 하다. 생리적 욕구가 채워졌을 때의 만족부터 자아실현이 되었을 때의 만족감까지. 그것을 '선물'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3. 중요한 것은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자녀교육(양육)에 대해 모든 것을 학문적으로 접근할 수는 없으나, 관련된 몇 권의 책을 읽어보니 중요한 게 무엇인지 대강의 윤곽이 잡힌다.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결국 과학도 '부모의 사랑(무조건적인 친절이 아닌)'과, 나이에 맞는 적절한 교육을 말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요즘처럼 교육열이 뜨거운 시대에 조기교육 열풍이 거세다. 특히 나처럼 '영어울렁증'이 있는 부모는 자녀에게 영어울렁증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어려서부터 영어비디오를 틀어주는 경우도 있고, 글을 일찍 가르치기 위해 책을 많이 읽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취학전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같이 '놀아주는 것'이다. 취학전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은 '놀이'이다. 초등학교 6학년에게 중학교 수학은 어렵지만, 고등학생에게 중학교 수학은 쉽다. 보통 만 두 돌경에 시작하는 배변훈련도, 18개월에  배변훈련을 일찍 시작하는 경우 24개월에 시작한 아이보다 더 늦게 배변훈련이 된다. 글자는 천천히 배워도 되는데, 부모들의 조기교육에 대한 잘못된 열망으로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심지어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한글을 다 집에서 배우고 입학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교육을 한다니, 말 다했다. 열성 부모들에게 시달리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애환이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정책까지 끌려가서는 안될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