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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경제학 & 사회과학

[책] 사회문제의 경제학 Social Problems, 헨리조지 지음, 전강수 옮김



사회문제의 경제학

저자
헨리 조지 지음
출판사
돌베개 | 2013-09-0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헨리 조지의 사상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저작이자 경...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헨리 조지의 책. 내가 짧은 생각으로 독후감을 쓴다면 이 책의 진가를 가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시간에 맡겨 잊혀지게 하는 것은 싫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난 후의 생각을 몇 자 정리해두며, 책에서 읽었던 감명깊었던 부분을 옮겨본다.


1. 이제 고전이 된 경제학 책에서 '그리스도',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많이 만나니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곰곰히 되짚어 생각해보면, 신학대학에서 기독경제학이라는 학문을 만든다면 이 책을 교과서로 쓰면 될 것 같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헨리조지의 사상을 들여와서 헨리조지협회를 만든 것도 종교인들이라고 한다. 


2. 19세기 후반에 미국에서 쓰여진 책인데 마치 21세기의 대한민국을 보고 쓴 것 같다.

 

3. 정치와 경제를 분리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앞으로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좌파'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로 다짐한다. 


4. 결국 내 탐욕을 채우기 위해 타인을 괴롭게 하는 것이 모든 사회문제의 시작이다.


5.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사업이 잘 풀렸다'라고 말을 한다면, 그 순간 자칫하면 하나님을 맘몬(탐욕을 상징하는 악마)으로 바꿔치기했을지도 모르니 주의해야 한다.


6. 해결책에 대해서는 아직 이해가 어렵다. 다시 한 번 정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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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2

거대한 부를 소유한 사람들은 집권당이 아무리 부패했다 할지라도 항상 지지한다. 부자들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하므로 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법이 없다.


p.33

극도록 부유한 사람들과 극도록 가난한 사람들로 이뤄진 사회는 권력을 장악한 사람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만다. 극도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저항에 필요한 정신과 지성이 없고, 극도로 부유한 사람들은 기존 질서에 너무 많은 것이 걸려 있다. 


p.56

세계 도처에서 대중은 자기 아버지 세대라면 만족했을 상황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이전에 비해 상황이 훨씬 좋아졌다고 말하는 것은 헛된 짓이다.... 많이 가진 사람은 왜 더 많이 가질 수 없을까 의문을 품는 법이다. 욕망은 채울수록 더 커진다.


p.83

최근 미국 내 최대 제조업체의 대표 한 사람이 내게 "우리가 돈을 버는 곳은 늘 하는 사업 분야가 아니라, 우리가 독점권을 얻을 수 있는 분야입니다"라고 말했다.


p.92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까지 굶주린 군중의 성난 외침이 전해지자, 순진한 프랑스 왕비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될 텐데, 저들은 왜 빵을 달라고 절규하는 거지?"라고 물었다고 한다.... 고급스러운 응접실에 앉은 사람들 중에서 가난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우리는 늘 "왜 가난한 사람들은 검소하지도, 고결하지도, 지혜롭지도, 차분하지도 않은 걸까"라는 말을 듣게 된다.


p.111

하나님 나라에 대한 믿음과 소망, 그리고 그 나라를 위한 싸움은 그리스도의 교훈 가운데 핵심인데도, 자칭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그것을 절대로 믿지 않은 채 가능성이 없다고만 외치는 자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 중 일부는 스스로 정통이라고 주장하며 이교도의 개종을 위해 애쓰지만, 하나님에 관해 이상한 개념을 갖고 있다. 얼마전 매우 부유한 정통 그리스도인 한 사람이 한 신문기자에게 자신이 수백만 달러를 번 대규모 사업에 대해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우리를 도와주셨습니다. 전에는 철강이 그처럼 싼 적이 없었고, 노동이 그처럼 남아돈 적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p. 121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정의가 도덕의 발달단계에서 최고의 가치가 아니라 첫 번째 가치라는 사실이다... 기독교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히브리 종교의 발달단계에서 "주 너의 하나님은 정의로운 하나님"이라는 선언이 사랑의 하나님에 관한 달콤한 계시보다 선행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내가 주장하고 시은 것은 단 한 가지, 생산하는 사람이 소유해야 하고 저축하는 사람이 누려야 한다는 원칙이다. 


p.125

나는 시기심이나 이기심 같은 감정이 아니라 그보다 더 고상한 감정에 호소하고 싶다. 유혈이 낭자한 가운데 거대한 불의[노예제도를 의미한다]가 힘을 잃어갈 때 온 나라에 울려 퍼졌던 승전가 속에 거칠지만 강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이 바로 이런 감정이다.


백합처럼 아름다운 그리스도께서 바다를 건너와 탄생하셨네.

가슴속에 너와 나를 거룩하게 만들려는 영광스러운 소명을 품고서.

그분이 죽어서 사람들을 거룩하게 만드셨던 것처럼, 우리도 죽어서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드세!


p.200

우리 미국인은 노예제도를 철폐했다는 이유로 칭찬을 받는다...우리는 노예제도를 정말로 폐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매우 은밀한 형태로 광범위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 노예제도하에서는 흑인뿐만 아니라 백인도 노예가 될 수 있다...노예제도의 본질은 노동을 강탈하는 데 있다. 즉, 사람들에게 일을 강요하고는 노동생산물 중에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만큼을 뺀 나머지를 모조리 빼앗는 것이 노예제도의 본질이다. '자유롭고 평등한 미국 시민들'중에서도 이미 많은 사람이 노예로 전락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될 사람도 많다.


p.251

예컨대 섬에서 생산되는 모든 부 혹은 토지 소유자들과 관련이 있는 모든 부를 절반의 노동만으로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놀라운 개선이 이뤄진다면, 토지 소유자들은 나머지 절반의 노동자들을 굶게 만들거나 바다로 쫓아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