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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경제학 & 사회과학

DEVIL TAKE THE HINDMOST 금융투기의 역사 (1)



금융투기의 역사

저자
에드워드 챈슬러 지음
출판사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1-06-2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17세기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는 대표적인 투기의 역사를 풍부한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Devil Take the Hindmost


2001년에 번역되어 출간된 이 책을 더 일찍 읽었더라면, 2000년대 온국민을 부자가 되게 해준다는 환상에 몰아넣고, 결국 그것이 족쇄가 되어 평생 갚기 어려운 빚더미를 안겨준 아파트 광풍을 비껴갈 수 있었을까... 같은 실수를 다시 안하기 위해, 돈을 버는 법보다 지키는 법을 먼저 배우기 위해 읽게 된 책. 경제학 교수가 아닌 기자가 쓴 책이라 그런지, 찰스 킨들버거의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보다는 그나마 쉽게 읽힌다. 


***책 속 내용중 인상깊었던 부분들***


* 추천사


이 책을 읽으면 두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먼저, 어처구니없는 집단적 착각으로 인해 발생한 금융위기가 초래된 것은 우리마의 강한 투기적 성향 때문이 아니라 모든 인류의 유전자속에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매우 인간적인 속성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투기와 그에 따른 실패와 좌절의 역사가 한없이 반복된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 민족은 위대하다지만 그 전에 먼저 배워야할 교훈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 저자 서문


유명한 미국 월스트리트 풍자가였던 프레드 슈드는,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는 것은 사랑에 들뜬 10대 소년에게 사랑과 욕망은 다른 것이라고 설명해주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물론 그 소년이 사랑과 욕망의 차이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에 빠진 것인지 욕망을 품고 있는 것인지를 구분할 수는 없다"고 그는 말했다.


투기가 벌어지는 통안 정치인들의 행동과 태도는 중요한 관심사항이다. 시장을 지배하는 법과 규정들을 만들어 집행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기를 부추기는 수많은 정치인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1장. 거품으로 만들어진 세계: 금융 버블의 기원


그레이엄의 제자인 워렌 버펫은 심혈을 기울여 시장의 불안정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갈파했다. "시장이라는 존재가 안락감을 느낄 때는 호재만을 보게 된다. ...... 반대로 의기소침해 있을 때는 오직 악재만을 보게 된다" p.40


일확천금에 눈이 멀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은 네덜란드인들이 '신출내기'라고 무시했던 직공과 방적공, 구두장수, 빵가게 주인, 채소장수, 농사꾼 등이었다. 대부분의 네덜란드 사람들이 튤립광기에 취해 있을 때 시장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두 부류의 사람들은 이 광기에서 한 발 떨어져 있었다. 그 첫번째는 부유한 꽃 수집가들이었다. 하지만 튤립값이 치솟자 그들은 시장에서 빠져나왔다. 두번째는 암스테르담 거상들이었다. 그들은 증권거래소에서 동인도회사의 주식이나 환어음 등에만 투자하고 있었다. p.44


투기꾼 가운데 6만 길더를 벌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쥐고 있는 것은 현금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어음'뿐이었다. 투기열풍이 끝나갈 무렵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튤립뿌리는 돌고돌아 실체가 없는 거래가 되어 버렸다. p.46


이름이 전해지지 않은 가격정보지 발행자는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이 투기열풍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것이다"라며 파국이 예상보다 빨리 올 것임을 암시했다...마침내 1637년 2월 3일 튤립시장이 붕괴했다. p.47


많은 서민들은 그렇게 운이 좋지는 않았다. 집을 저당잡히고 가재도구들을 팔아 일확천금을 노렸던 그들은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입었다. 기록으로 전해지는 비극의 주인공 가운데 유명한 풍경화가 얀 반 고엔(Jan van Goyen)도 들어 있다. 그는 파국 하루 전에 900길더와 자신의 그림 한 폭을 주고 튤립 한 뿌리를 구입했다가 값이 폭락하는 바람에 이후 19년 동안 비참한 가난에 시달리다 숨을 거둬야 했다. p.48


버블은 빠르게 부풀어올라 빛을 영롱하게 반사해 바라보는 사람을 황홀하게 하지만, 한순간에 사라지고 만다. 바람이나 공기에 의해 짧은 시간 유지될 뿐이다.  p.50


투기는 카니발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탈출만을 제공한다. 카니발이 막을 내리고 투기가 파국에 이르렀을 때, 붕괴했던 기존의 가치는 한층 강화되어 다시 태어나기 때문이다. p.59




2장. 1690년대 주식회사 설립 붐


교양없는 졸부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자신의 부를 자랑했다. p.68


부자 투기꾼이 보물인양회사에 관심을 보이는 자신의 부인을 타이르며 이렇게 말한다. "사랑하는 여보! 우리끼리 하는 말인데 그 회사가 보물을 인양할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렇게 과장선전하는 것은 주식거래를 통해 순진한 사람들로부터 1페니의 돈까지 울궈내려는 것일 뿐이라오." p.75


당시 금본위 화폐를 대신해 토지를 근거로 화폐를 발행하는 토지 은행을 설립하려 했던 사람들은 내재가치 개념에 모순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재라는 말은 내부의 질을 의미하지만 가치는 항상 외부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바본(Nicholas Barbon)은 이렇게 주장했다. "모든 물건 안에는 어떤 가치도 없다. 그것을 활용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사람들의 의견과 패션이다." p.84


스틸 경의 주장의 진의는, 덧없이 폭락하거나 엄청나게 치솟는 주가가 여성 옷차림만큼이나 시대의 유행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p. 86


공중누각이론 p. 87


이 스캔들(동인도회사 뇌물스캔들)은 "기업은 몸만 있고 영혼과 양심은 없다"는 존 폴렉스펜(John Pollexfen)의 유명한 격언의 토대가 되었고, 이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은 주식으로 줄부가 된 사람들이 얼마나 강한 전염성을 갖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p.90


한 사회 구성원들이 이기주의 외에 다른 목표를 추구할 때는 투기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다. 따라서 이기주의는 첫번째로 검토되어야 할 변수이다. p.97




3장. 사우스 시 South Sea 음모


1719년 출판된 '로빈슨 크루소의 저자 디포만이 당시의 활력을 공유하지 못했다. 그는 '익스체인지 앨리의 해부'에서 "모든 질병이 전염병처럼 널리 퍼지고, 환상 속에서 작은 고통들을 느끼지 못하는 사태가 우리 눈앞에 와 있다"고, 최후의 심판을 암시하는 말을 했다. 그리고 1년만에 디포의 경고는 현실이 되어 나타나, 성경에서나 볼 수 있는 재앙이 왕국을 뿌리째 흔들어놓았다. 최근 밝혀진 일이지만 당시 영국의 경제는 파탄에 이르렀다. 수많은 사람들이 파산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관료들은 혼란에 빠졌고 의회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폭도로 변한 군중들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난입하고 사제들을 공격해 사원을 피로 물들였다. p.102


결국 투자자들은 사우스 시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청약하고, 주식은 배정받자마자 담보로 사우스 시에 잡히게 된 것이다. 이 수법은 적은 돈으로 많은 주식을 살 수 있게 해 서민들까지 청약대열에 끌어들여 주식수요를 폭증시켰고, 주식은 담보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는 줄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주가가 치솟게 된 것이다. p.117


더블린 대주교였던 윌리엄 킹도 이해(1720년) 5월, "많은 투자자들이 주가상승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자신만은 주가폭락 직전에 팔 수 있다고 믿고 투기에 뛰어들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p.119


투기꾼들 역시 장기적인 투자목적으로 이들 회사의 주식을 사지 않았다. 단지 자신보다 우둔한 투자자에게 주가폭락 직전에 주식을 떠넘기는 방법으로 돈을 벌려고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시장에는 자신들보다 더 멍청한 투자자가 없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된다.


블런트 일당은 이번에도 청약금액의 10%는 1년이 지난 뒤에 납입하고, 나머지는 4년 내 납입하면 되는 당근을 내걸었다. p.123


이처럼 노련한 투기꾼들이 버블 정점의 언저리에서 보유 주식을 팔아치우는 현상은 투기의 보편적인 모습이다. 블런트는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도박심리에 취해 다른 도시에서 런던으로 몰려든 순진한 신사 숙녀 투기꾼들에게 더 좋은 대출혜택을 주겠다고 선언한다. p.129


스틸 경이 '하찮은 시민'이라고 부른 졸부들은 자신의 돈을 자랑하고 다니며 고급 저택과 마차, 화려한 코트를 사들였으며, 부인이나 정부를 위해 금장시계를 구입하기도 했다. 또 이들이 앞다투어 부동산을 사들이는 바람에 당시 런던의 건물 임대료가 50배까지 치솟기도 했다. p.133


"악마가 준 금덩이는 악마가 떠난 뒤 배설물로 바뀐다"는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의 말은 꿈에서 깨어났을 때 투기꾼들이 느끼는 분노와 허망함이 어떤 것인지를 짐작케 한다. p.139


엄청난 손실로 사람들이 미쳐버린 듯했다. 이는 그해 초 영국인들 사이에 불었던 투기적 광기와 같은 것이었다. 그 당시 엄청난 손실을 입은 투기꾼들의 자살소식이 다소 과장되어 전해지고 있다. p.140


상원의원인 허친슨이 채권의 주식전환 논쟁 순간 "가장 신중해야 하고, 수많은 가정을 파멸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영국 상원의 의무"라며 블런트 일당의 음모를 공격했지만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았다. 1720년 영국정부가 기존 채권자들을 보호하는 책임을 저버리고 블런트 일당의 음모를 승인한 것은 '사우스 시 주식을 사라'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보낸 것과 마찬가지였다...... 아무튼 영국정부가 투기억제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사우스시 버블이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p.146


'합리적 버블'논리는 '더 한심한 투자자들에게 모든 위험을 떠넘기려는 투자행태'를 좀 더 정교하게 다듬은 것일 뿐이다. p.150



4장. 1820년대 이머징마켓 투기


5장. 1845년 철도버블


철도회사가 가등록된 뒤 실시하는 일반공모에서 투자자들은 주식대금의 10분의 1만 납입하면 주식을 받아 주식시장에서 처분해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나머지 주식대음은 철도가 건설되기 시작할 때까지 납입하면 되었다. p.199


이쯤되면 자연히 주식대금을 지불할 능력 이상으로 주식을 청약한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3만 7500파운드어치의 주식을 청약한 형제는 1기니아로 일주일을 버티며 옥상 셋방에서 근근히 살아야 하는 파출부의 아들로 드러났다. p.208


철도건설이 본격화되자 철도회사들은 납입되지 않은 주식대금을 청구하기 시작했고, 1845년 10월 초 주식대금 납입을 위해 투기꾼들이 보유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하자 주가는 주저앉기 시작했다. 비극의 징조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화요일인 10월 14일 <더 타임스>에는 엘리어트라는 사람이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권총으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가 실렸다.... 비록 소폭이지만 이자율 인상은 철도투기의 조종을 알리는 신호였다. 이자율 인상뉴스가 전해지자 주식시장에서는 곧바로 반응이 나타났다. p.214-5


계속된 철도건설에 따른 피할 수 없는 결과는 주식청약자들의 자금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었다...... 이들에게 지급된 임금 뿐만 아니라 철도건설에 따른 모든 비용은 투자자들에게 떠넘겨졌다. 결국 투자자들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에서 고용을 줄이거나 개인적인 소비지출을 삭감해야 했고, 이로 인해 철도를 뺀 나머지 부분의 산업활동은 극도로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p.218


이처럼 중산층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공황은 일찍이 없었다. 철도투기는 도시의 모든 곳에 피해를 입혔고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 한 가족이 완전히 파멸에 이르렀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도시가 거의 없을 정도였다. 집안에서 보살핌을 받았던 딸들은 빵을 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가야 했고, 학교에 다니는 아들은 자퇴를 해야만 했다. 수많은 가정에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집들은 집달관들에 의해 차압되고 사회적 연대감은 끊어졌다. 교도소는 철도회사 발기인들로 가득 찼고, 거리와 공원 벤치는 파산한 투기꾼들로 득실거렸다. p..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