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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종교 & 철학

내면의 황금 Inner Gold, 로버트 A. 존슨

로버트 존슨의 책은 지금의 나에게 귀한 영감을 준다. 과거 C.S.Lewis가 과거의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가 겪었던 내면의 힘들었던 시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 후 깨닫게 된 통찰들을 글을 통해나마 만나게 되는 것이 고마울 뿐이다.

 

나는 왜 내 이야기를 남에게 하고 싶어 하는가.

강의요청이 들어오면 기회되는 대로 하고, 내가 깨달은 것을 남들에게 가르치려하는가.

왜 수많은 책을 읽으려 애쓰는가. 마치 읽지 않으면 내 자신이 파멸되는 것이라도 되는양.

 

그 끝에는 외로움이 있었던 것 같다.

남에게 공감을 받고 싶은 외로움.

홀로 있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로버트 존슨의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내 생각에 공감을 해주며 더 나아가

타인에게 내 지적 작업을 강요하는 외로움에 휘둘리지 않고, 홀로 있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 갇힌 상자에서 나온 신(p.70-73)

 

신은 밖으로 나왔는데, 전통적 기독교에서는 갇힌 상자안에 신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그 답답함을 견디지 못했던 것 같다.

나는 기독교의 여러가지 개념, 교리들- 구원, 영생, 천국, 지옥, 믿음 등등-을 심리학으로 번역하고 나서야 마음이 편안해졌다.

물론 그 번역과정은 단순한 지적 작업이 아니었다.

교회와 세상에 대해, 내 자신에 대해 수많은 갈등과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순간 저절로 번역이 이루어졌다.

 

 

*** 신이 우주가운데 편재한다(p.117)

 

신은 우주 가운데 편재하며

내 마음 속에도 존재하지만

외부의 특정인, 특정 물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보인다면 그것은 허상이다.

 

'하느님은 내 안에 계시다'는 말의 의미를

이제 조금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다.

내면에서 올라오는 신비로운 느낌인데, 꼭 외부에서 온 것 같다.

 

*** 홀로 있음과 공동체 (p.120-121)

 

환상 속에서만 살고 싶어서 네비게이토선교회를 열심히 좇았고, 일요일에 예배에 빠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며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성경과 기독교서적을 탐독했고, 기도에 집중했다.

그 모든 노력의 끝에서, 환상을 벗어나 현실을 살아야 된다는 것을 알고 절망했다.

나는 다른 사람을 돕기는 커녕 내 자신의 혼란에서 벗어나야만 했었다.

 

내가 기도할 대상은 북한의 어린이,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을 위한 기도는 사실 기도가 아니었다. 내가 그들보다 나은 처지에 있다는 우월감을, 얕은 동정심으로 포장해 말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도한다고 하면서 그동안 말로만 읊조린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실상 내가 진짜 기도해야 할 대상은 내 자신이었다. 남들에게는 쉽게 보이는 내 단점이, 내 스스로에게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도는 말로 하는게 아닌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