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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교육 & 육아

자식의 은혜를 아는 부모, 김동호, 규장(1/2)

자식의 은혜를 아는 부모, 김동호, 규장(1/2)

존경하는 김동호 목사님의 책이다. 200쪽이 채 되지 않는 얇은 책이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삶의 지혜가 놀랍다. 진유가 기어 다니기 시작할 때 처음 읽은 책인데, 요즘에 마치 공부하듯이 밑줄 그으면서 다시 읽고 있다. 한창 자라는 진유와, 언젠가(?) 태어날 둘째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열공(^^)중이다. 세상의 일 중에 구하지 않고도 얻게 되는 것이 혹 있을지는 모르나, 좋은 아버지는 결코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중 몇 가지를 발췌하듯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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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부모노릇 발상을 전환하라

 

좋은 아버지는 그냥 되는 게 아니다(p23)

 

나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구하지 않았는데도 얻었고 두드리지 않았는데도 문이 열려 들어가게 된 일이 많았다. 그러나 구하지 않고 얻은 것과 두드리지도 않았는데도 열린 문은 결국 나에게 은혜가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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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적 대우가 첫 걸음

 

최근 앙케트 조사에 따르면 젊은이 중 70퍼센트가 자기 부모를 미워한다고 답했다 한다. 당신은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대부분 그 원인은 자녀에게 있기보다 부모들의 권위주의적이고 폭력적인 자세에 있다.(p40)

아이를 인격적으로 인정하고 대우했더니 나를 부모로 인정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나와 의논할 뿐 아니라 내 의견을 존중해주었다. 부모의 권위는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데서부터 나온다.(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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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진 빚(p40)

 

큰아이가 중학교 2학년 때 일이다. 교회에서 가족찬양대회가 열렸는데 우리 가족도 초청되었다. 그래서 나는 큰애에게 피아노 반주를 하라고 말했다. 교인들에게 우리 애가 피아노를 잘 친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큰 아이는 내 앞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하더니 제 엄마에게 가서 피아노 치기 싫다고 이야기 한 모양이었다. 자기도 같이 노래하고 싶다고 했단다. 그 때 아내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아이에게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야 이놈아, 아빠가 월급 타다가 밥 먹여주고 공부시켜주고 피아노까지 가르쳐주었는데 그것도 안 하겠다면 쓰겠냐?”

그 이야기를 듣고 아내에게 그건 당신이 잘못 말했다고 한 후 나는 아이에게 편지를 썼다. 그 내용은 대략 이렇다.

 

“네가 태어나서 적어도 1년은, 아빠는 버스정거장에서 집까지 한번도 걸어가본 적이 없단다. 네가 빨리 보고 싶어서 아빠는 늘 뛰어다녔지. 그때 네가 나에게 준 기쁨이란 평생 갚아도 갚을 수 없을 만큼 큰 것이었어. 말하자면 그건 내가 네게 진 빚과 같은 거야. 네가 나에게 빚이 있다면 사실은 나도 네게 빚이 있단다. 그러니까 아빠에게 진 빚 때문이라면 치기 싫은 피아노 억지로 치지 않아도 된다. 피아노 치기 싫으면 피아노 안 쳐도 돼“

 

대회가 있던 날 아이는 아무 소리없이 피아노를 쳤다. 아니 마지못해 피아노를 친 것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기분좋게 피아노를 쳤다. 그리고 그 편지 이후 얼마나 나를 따르게 되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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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짖되 비난하지 말라(p57)

 

어렸을 때 잘못하면 아버지에게 매를 맞곤 했다. 그런데 잊지 못할 것은 매를 때리실 때마다 하시던 아버지의 말씀이다.

“너만 이런 잘못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대개 이런 잘못을 하면서 크는 것이란다.”

“아버지도 어렸을 때 마찬가지였다.”

꾸지람은 들었지만 나는 아버지께 한 번도 비난을 받은 적이 없다. 그것이 얼마나 교육적으로 중요한 배려였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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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자녀교육에서 성공하는 부모

 

지엽말단 놓고 싸우지 말자(p66)

 

근본적인 것이 아닌 지엽적인 것 하나도 다 어른 마음대로 하려고 하기 때문에 청년과 자녀들은 어른들의 말을 무조건 듣기 싫어하는 것이다. 몇 가지 중요한 삶의 원칙들은 정해두고 그 점에 대해서만큼은 엄격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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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교육적 권위를 갖춘 부모(p.73)

 

아이들은 어렸을 때 자기 부모가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것을 자랑한다. 어린아이 때 가장 많이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우리 아빠는...”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사춘기가 되면서, 철이 들면서 아이들은 부모가 자기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근사하거나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때의 배반감과 실망감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더욱이 그럴 때 부모의 비겁한 모습이나 비굴한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것은 교육적으로 볼 때 아주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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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은 성실함을 먹고 자란다(p.83)

 

사람이 누구나 다 또 언제나 성실한 삶을 살기는 어렵다. 성실하게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혼자 살 때보다는 결혼하여 자녀를 낳았을 때 자녀를 위하여 작은 일 하나에도 성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자녀들에게 성실함에 대하여 인정받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나는 내게 공부 잘하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렇지 않았다. 그동안 공부 잘하는 일에 특출하지 못했던 까닭은 무능해서가 아니라 성실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자기 인생을 성실함과 실력으로 승부하지 아니하고 꾀와 술수로 승부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꾀와 요령으로 혹여 자리와 돈을 얻을 수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부모의 교육적인 권위는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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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이야기가 나오는 설교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김동호 목사님의 양육원칙은, ‘사랑하는 마음을 자녀가 알아들을 수 있는 방법으로 전달해준다’인 것 같다. 진유가 조금 더 자라서 글을 읽고 쓸 때쯤 되면 목사님처럼 편지나 e-mail을 자주 써야겠다. 예전에 연애편지 쓰듯이 사춘기가 되어서도 아빠가 딸에게 연애편지를 쓰는 사이가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