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속 5센티미터

1.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센티미터.., 라는 말로 시작하는 영화.

이 영화를 10년전에 봤더라면, 영화에 푹 빠져 깊이 있는 감상평을 썼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영화를 사춘기 때 봤더라면, 영화속 등장인물에 나를 대입시켜 감정이입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올해 서른 셋이 된 나는, 풋풋한 첫사랑을 그린 영화를 보고 긴 감상평을 쓰기에는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 버렸다. 영화를 보면서 그게 느껴져서, 약간, 아주 약간 슬퍼졌다.

 

2.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짧은 인생을 살면서 갖고 싶어진 삶의 지혜를 하나 고르라면,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사는 삶의 태도이다. 인생은 그 자체로 미리 알 수 없기에, 또 지금의 행운이 미래의 불행이 될 수도 있고, 지금의 불행이 미래의 행운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사춘기 시절은, '이미 지나가버린 시절'일 뿐이다. 그 때의 즐거운 기억으로 인해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도 모르고, 아쉬움으로 인해 이후에 다른 기쁨을 찾았는지도 모를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것 또한 지나간' 일일 뿐이다.

 

3. OST

 

이 영화에서 감동을 받았다면 그 이유는, 누구나 갖고 있을 풋풋한 첫사랑을 주제로 삼았다는 것 외에도, OST를 감동의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영화가 끝난 후까지 흥얼거리게 만드는 OST. 마치 어릴 적 개울가에서 신나게 놀았던 추억이 있는 사람이, 어른이 된 후에 개울가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릴 때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지듯이, 나중에 이 영화의 OST를 우연히라도 듣게 된다면 다시 한번 영화에서 그린, 풋풋했던 첫사랑의 아름다움에 대해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