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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영화

[영화] 가위손, 팀 버튼 감독

최근에 본 심리학책(애니어그램의 지혜)에서, 나같은 사람의 심리상태를 가장 잘 표현한 영화가 바로 팀 버튼 감독의 '가위손'이라고 하여 보게 된 영화... 4체액설(담즙질, 점액질 등), MBTI와 같이 사람의 성격유형을 분석하는 체계인 애니어그램에 따르면, 나는 5번유형'관찰자 혹은 사색가'에 가장 가까운 것 같다. 날개는 4번보다는 6번을 달고 있는 듯하고... (참고 http://mindvirus-cs.com/130095598006). 애니어그램 5번유형의 심리상태를 가장 잘 나타낸 영화가 '가위손'이라고 한다. 말이 길었지만, 나 자신을 더 잘 알고 싶어 보게 된 영화다. 20여년전 TV(?)에서 본 기억은 나는데 너무 어릴 때 봐서 그런지 에드워드(조니 뎁)이 가위손으로 나무깎던 장면밖에 기억나는 것이 없어, 영화속 에드워드에게 감정을 잔뜩 이입하고 감상하였다.


1. 내 성격

과연 내 심리상태와 많이 비슷하다. 독립성, 비밀스러움을 갖기 위해 자신만의 은신처를 마련한다는 것, 깊이 생각하여 실수가 적지만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개인적이고 사적인 일을 잘 이야기하지 않지만, 사람에 대한 연민이 많고 마음이 여리다는 것... 영화속의 에드워드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대사가 'Good-bye', 'I love you' 같은 것이다... 그만큼 영화내내 하는 말이 몇마디 되지 않는다. 그나마 말을 조금이라도 하는 사람은 에드워드를 집으로 데려와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펙' 정도이다. 실제의 나도 말수가 적다. 아내와 몇몇 친구들과는 '수다'수준으로 이야기 할 때도 종종 있지만 그 외의 사람, 특히 처음 누군가를 만날때는 도대체 대화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지금도 그렇다.

2. 움츠러들기

애니어그램을 보면 '움츠러드는 심리상태'를 가진 유형(5번, 9번... 그리고 4번?이던가)이 있다. 나는 내가 남들의 주목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거나, 화제의 주인공이 되거나, 혹 처음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어디론가 숨어서 피하거나 혼자 있고 싶은 적이 많았는데, 내가 그렇기에 세상 모든 사람들도 나와 똑같이 느끼는 줄로만 알았다. 알고보니 나같이 '움츠러드는' 사람들이 일부 있을 뿐이다. 살아보니, 애니어그램을 공부해보니 그렇다.

3. 위노나 라이더

에드워드(조니뎁)에만 감정이입을 하고 영화를 보는데, 에드워드가 '킴'을 남몰래 흠모하게 된다. 처음엔 그러려니 하고 보는데, 왠걸... 계속보니 여배우가 무척 예쁘다 +_+  찾아보니 '위노나 라이더'... 1971년생이니 이 영화를 찍을 때가 20살이었겠구나... 20살의 위노나 라이더는 영화속으로 감정을 더 잘 이입하도록 해주었다......

생각해보니 5번 유형인 나도 영화속 에드워드처럼,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말을 거의 못하거나 멀리서 보는 속앓이만 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지금의 아내에게 고백하는데에도 4년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 같다... 그마저도 '나랑 사귀자'처럼 당당한 고백이 아니라 '오랫동안 너를 좋아해왔어. 너가 누구를 만나든 행복했으면 좋겠어'정도의 수줍은 고백이었으니...ㅎㅎ 그렇게 수줍은 고백을 힘들게 했던 사람이 지금의 아내가 되었고 사랑스런 딸도 하나 있으니,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다... 

4. 1990년

내가 어릴 때 집에서 보았던 흑백 텔레비전이 영화의 소품으로 나오고, 그 당시 최신 전자기기인 "VCR을 갖고 싶다"는 말을 한다. 생각해보니 1990년에는 그랬다. 그런데 불과 20년이 지났을 뿐인데 40-50인치의 HDTV가 대중화되었다. VCR은 이미 골동품이 되어버렸고... 20년전이라면 VCR로 이 영화를 보았겠지만, 오늘의 나는 MacBook Air로 이 영화를 본다... 세월은 참 빨리도 흐르고, 세상은 참 많이도 변한다...  하지만 20년전의 영화를 보면서 마음속의 순수함을 되뇌여보듯이,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5. 그 외

마치 한 편의 어른 동화를 읽은 듯한 느낌이다. 이 영화에 대한 감상문을 몇 개 찾아 읽어보니, 대부분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것 같다. 팀 버튼...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특별한 관심을 갖지는 않았는데, 앞으로 이 감독의 영화를 찾아서 몇 편 더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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