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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문학

좁은 문, 앙드레 지드

 

좁은 문, 앙드레 지드

예과때 사놓고 책장에 꽂아만 둔 책을 오늘 읽었다.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처음에 읽으면서 지드가 왜 노벨상을 받았는지 의아했다.

다 읽고나니 처음에 가졌던 의문이 어느정도 풀린다.

지드의 작품에는 많든 적든 기독교적인 문제성이 내포되어 있다고 한다. '좁은문'역시 그러하다. '좁은 문'이 평범한 통속소설에 머무르지 않고, 서서히 고전의 반열에 오르는 이유가 그 때문일 것이다. 지드가 후에 노벨상을 받게 된 것도.

사촌 누이인, 두살 연상의 알리사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제롬. 그런데 알리사의 여동생인 줄리엣 또한 제롬을 연모하고 있다. 그런 줄리엣을 연모하는, 제롬의 친구 아벨. 알리사는, 줄리엣에게 사랑을 양보하려고 하지만, 줄리엣은 자기가 사랑하는 제롬도, 자기를 사랑하는 아벨도 아닌, 떼시에르와 결혼을 해 버린다.

지드는 줄리엣이 결혼을 했으니, 이제 알리사와 결혼하는 데에 아무런 장애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상하게도 알리사는 제롬을 피한다. 알리사가 제롬을 피하는 이유는, '성스러운 것'을 위함이라고 한다.

성스러움을 위해, 제롬을 사랑하면서도 결혼하지 않는 알리사. 제롬을 그리워하면서도 그 앞에서는 차가워지는 알리사. 지드가 '좁은문'을 통해서 말하고 싶어하는 것, 성스러움 혹은 거룩한 것과 속세의 사랑을 이분법으로 나눌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성스러움을 추구하는 신앙의 허구를 비웃는 것일수도. 오히려 합리적이고도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에 충실하는 것, 또는 사랑이라는 것일수도.

알리사를 보면서 답답함을 느낀다. 차라리 수녀의 길을 걷든지. 왜 사랑하는 사람을 놔두고 이것도 저것도 이루지 못하면서, 끊임없는 고민만 하다가 죽어가는지. 그것이 지드가 말하고 싶은 것이겠지만.